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글 수 13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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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09-Jul

행복

작성자: 엔케 조회 수: 3002

 이순재 문화부 장관과 의회가 있던 날이다. 정치계에 입문한지 채 일 년도 안되어 모든 현실이 무의미해 지는 것을 느끼던 찰라였다.
오늘도 나는 열씸히 공책에 낙서를 하고 있다. 그러던 중 장관의 연설이 멈추고 정적이 돌았다. 머리위로 그림자가 드리워진다.
"이게 뭐지?"
"네, 낙서를 하고 있었습니다."
"음......"
장관은 조용히 공책의 낙서장들을 훑어 보았다.
"여기 가운데는 왜 비워둔건가?"
"네, 여기 들어갈 그림을 도무지 그릴 수가 없습니다. <행복>을 어떻게 그릴 수 있을까요?"
"...... 여기 사람들 머리위에 물음표는 무슨 뜻인가?"
"네 좀전에 있었던 뭔가가 그들에게서 사라져 버렸습니다. 아마도 <행복>이라는 단어가 있었던 것 같습니다."
장관은 다음 페이지를 넘겼다.
"여기는 사람들이 모두 웃고 있군. 그래, 이제<행복>을 찾은 건가?"
"아니오,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."
"그럼 왜 웃고 있는거지?"
"아마도 <행복>대신 다른 것을 보상받았기 때문인듯 싶습니다."
"그게 뭔가?"
나는 순간 벌떡 일어나 벽에 걸린 태극기를 향해 국기의 맹세를 했다. 사람들은 내가 미친게 아닌가 할 정도로 놀란 표정을 지었다.
경례를 마치고 다시 자리에 앉은 나는 다시 열씸히 낙서를 했다.
"광원군, 이사람들이 <행복>대신 얻은게 뭔지 말해주게나."
"네 이사람들은 행복할 시간조차 없는 <노동>을 얻었습니다. 그래서 이렇게 웃고 있는 것입니다."
다음날 나는 정치계의 돌아이가 되어버렸고 온갖 화제를 불러모으는 이색 정치가가 되어 있었다.
가끔 여성 의원이 나에게 사인을 받으러 사무실을 찾아오기도 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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